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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호주

[호주여행] Day 10 멜버른 자유여행 그레이트 오션로드 투어 후기, 8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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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오션로드 투어의 시작은 이 문과 함께 한다. 시작부터 날씨가 흐린 것이 심상치 않았다. 날씨가 워낙 다이나믹하게 바뀌어, 일기예보를 보고 미리 날씨가 맑은 날을 미리 고르는 것은 멜버른에선 의미가 없다.

 

그런데 가는 동안 갑자기 날이 개기 시작했다!! 하고 신났지만, 결국 이 날 하루종일 가장 하늘이 맑은 날이 바로 이 잠깐이었다. 유일하게 보았던 맑은 하늘, 맑은 바다는 버스 안에서..

 

가는 길에 잠시 국립공원을 들려 코알라를 찾아본다. 모든 관광객들이 위를 뚫어지게 보면서 걷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우리도 그들과 똑같이 코알라를 찾는데 열중하다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겨우 코알라 한 마리를 볼 수 있었다. 호주에 있는 내내 이렇게 자고 있는 코알라만 봤다. 운이 좋으면 움직이고 나뭇잎 먹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하던데.. 아쉽기는 하지만, 자고 있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귀여워서 한참을 구경했다. 나무에 저 걸터앉아 있는 자세가 아주 심쿵 포인트.

 

그레이트오션로드는 대부분 투어로 갈 것이고, 대부분의 투어는 똑같은 장소에서 점심시간을 가진다. 정말 관광객이 식사를 위해 들리는 동네라 이곳에서 맛집..을 찾으리란 기대는 안 하는 게 좋다. 사실 점심 도시락을 싸오려고 했는데 아침에 정신 없어서 싸오지 못했다. 가이드 분이 추천한 한식당을 비롯해 몇 가지 식당 중에서, 뷔페식?으로 음식을 고를 수 있는 호주 식당에 왔다. 그리고 호주의 전통 음식인 피쉬앤칩스를 여기서 처음 먹었다. 피쉬앤칩스라는 음식에 대한 기대가 애초에 없어서, 어차피 먹을 선택지가 별로 없는 이곳에서 먹어 보자는 마인드였는데, 의외로 맛이 괜찮았다. 관광 동네라 양도 적고 엄청 맛있지는 않았지만.. 다음에 본격적으로 맛있는 피쉬앤칩스를 먹어보자는 얘기를 하며 나섰다.

 

본격적인 그레이트 오션 로드 투어의 시작. 보시다시피 날이 맑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큰 감흥이 없었다. 다시 멜버른을 간다면 굳이 이 투어를 하기보단 멜버른의 시티를 즐겼을 것 같다. 날이 맑을 때 가면 감흥이 남다를까? 포인트별로 분명 다 이름이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 여기도 무슨 슬픈 커플의 이야기가 담겨 있던 곳 같은데.. 이래서 기억이 없어지기 전에 글로 남겨놔야 한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 투어 중 봤던 광경 중에는 내게 가장 웅장했고, 아름다운 곳이었던 곳.

 

이곳에서 신발 벗고 돌아다니다가 찍은 사진. 여름에 호주를 가려면 이 정도는 타겠구나! 하고 각오하고 가면 된다. 저만큼 탔으리라곤 인지 못하고 있다가 둘 다 적나라하게 보이는 샌들 모양에 빵 터져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먼 길을 달려 도착한 12사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진 그대로의 광경...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 멜버른에 또 오라는 얘기일까? 사실 멜버른은 또 와도 굳이 올 것 같진 않지만.. 다행히 동생이랑 나는 둘 다 그 상황을 웃겨하면서 잘 놀았다. 안개로 앞에 한 500미터 정도는 가시거리가 확보되고, 그 이후로는 보이지도 않았다. 모든 관광객의 허망한 표정과, 이 풍경 속에서 안개와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의지가 기억에 남는 곳.

 

여기 전망대에서 파는 유명한 아이스크림인데 (역시 왜 유명한지는 까먹었다..) 꽤 맛있다. 가격이 조금 사악하긴 했지만, 안개 탐방 이후 먹는 아이스크림은 꿀맛. 이걸 생각하면 여기 또 한 번 가는 건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멜버른 시티에 도착하자마자 하차 스팟 옆에 있는 맛집인 에잇비트 8bit 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우리나라의 쉑쉑버거와 비슷하다. 굉장히 헤비하고.. 느끼하다. 할라피뇨 들어간 감자튀김도 맛있었다. 느끼함을 잡아주기에 좋았던 사이드디쉬. 하지만 밀크쉐이크까지는 너무 과해서.. 쉑쉑버거를 생각하면서 조심히 메뉴를 고를 것 그랬다. 하지만 또 밀크쉐이크를 안 먹어보기엔 아쉽긴 했다. 

 

호주에 LIVEN 이라는 간편페이 어플을 사용하는 가게가 많은데, 아마 설치해 두면 꽤 쏠쏠하게 쓸 것이다. 여기도 나도 십불의 크레딧을 받아서 할인해서 먹었고, 그래서 저렇게 과하게 메뉴를 세 개나 시켰던 생각이 난다. (공짜 십불로 밀크쉐이크를 먹은 듯한 느낌)

 

날이 흐려서 전망대에 올라가진 않았다. 대신 야라 강 주변을 걸었다. 안개 때문에 타워 위쪽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야라 강은 낮에 와도, 밤에 와도 기분이 좋다. 밤에 오면 주변의 바에서 노래가 흘러 나와서 더 흥겹긴 하다.

 

그러고 보니 여기서 어떤 인도 워홀러를 만나서 한참을 얘기했다. DSLR 처음 사서 나한테 야경 사진 어떻게 찍는지 아냐고 묻던 그 친구.. 이제는 카메라를 잘 쓰고 있을지 모르겠다.

 

가장 BGM이 마음에 들던 선상바로 들어가서 멜버른의 마지막 밤을 기념하며 한잔씩. 둘 다 알코올 쓰레기라, 와인 한 잔이면 딱 기분 좋게 기념할 수 있다. 동생은 좋은 여행 메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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